23년 5월, 24년 10월 2차례에 걸쳐 오키나와를 여행했습니다. 첫 번째 여행은 짧게 3박 4일로 북부에 2일, 중부에 1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당시 중부에서는 자네 비치에 잠시 들렸다가 호텔 주변에서만 시간을 보냈지만, 당시 자네 비치의 아름다움이 기억 속에 남아서 2번째 여행에도 3일 일정을 할애하였습니다. 5박 6일로 북부 3일, 중부 3일 반반 동일한 일정을 잡았고, 숙소는 자네 비치에서 도보로 약 10~15분 정도 되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잡았습니다.
1. 북부보다는 중부
북부도 물론 좋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중부 지역이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세 번째 오키나와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북부보다는 중부지역에 집중할 것 같습니다. 남부는 아직 가보지 못해서 남부를 일정에 넣어보고 싶기도 하네요. 북부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추라우미 박물관은 역시나 규모도 크고, 고래상어라는 존재가 주는 압도적인 존재감은 여전했지만 두 번째 여행 시에는 처음에 느꼈던 기분과 즐거움은 반감되었습니다. 부모님과 조카들의 첫 방문이 아니었다면 일정에는 넣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비세자키 해변은 여전히 좋았지만, 물살이 좀 강해서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하지는 않았습니다. 코우리대교의 절경은 너무나도 기대가 되었지만, 북부 마지막날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 코우리 대교의 오묘한 에메랄드 빛 바다가 주는 아름다움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세 번째 방문 시에는 다시 방문해보고 싶긴 하지만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일정에 넣을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중부는 두 번이나 가보았지만 세 번째 여행 시에도 여행일정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어떤 점이 좋았는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최고의 스노클링 장소 / 자네 비치와 우라마에다 비치(마에다 플랫)
오키나와의 모든 지역의 해변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2번의 걸친 여행에서 정말 잊지 못하는 해변이 중부 온나손 지역에 있었습니다. 바로 자네 비치와 우라마에다 비치입니다. 두 곳은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도보로 10분 정도면 두 곳 모두 방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일단 이름에 대한 유래부터가 흥미롭습니다.
자네 비치는 사실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자네 하마', '잔비치'등이 그 예시예요.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설이 있어요.
하나, 뿔소라잔(ザン)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가장 유력한 설은과거이해변 근처에 잔(ザン)'이라 불리는 뿔소리가 많이 서식했기 때문이라는 설입니다. 오키나와에서는 예로부터 식 재료로 사용되어 왔어요.
오키나와방언으로 주공을'잔(ザン)'혹은'자네(ジャーネー)'라고 부르는 데, 이것이 해변이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죠.
오키나와에서는 예로부터 식 재료로 사용되어 왔고, 실제로 자네 비치 근처에는 주공을 잡는 어부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둘, '잔(ザン)'을 바라보는 전망대였다는 설
또 다른 설 은자네비치가 과거에'잔(ザン)'을 바라보는 전망대였다는 설입니다.
넓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잔(ザン)'을 찾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였고. 이러한 역할 때문에'자네'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셋째, 산호초를 뜻하는 잔(ザン)'이라는 단어의 의미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오키나와방언에서'잔(ザン)'은'산호초'를뜻하기도합니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산호초가 펼쳐져있어서, 이 때문에'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23년 5월에 방문했을 때는 스노클링보다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며 풍경을 즐기기만 했는데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24년 10월 방문에는 스노클링에 집중했습니다. 일단 자네 비치 앞바다는 수심이 깊은 곳이 없었습니다. 꽤 멀리 나갔는데도 모두 발이 닿을 만한 깊이였고, 초등학교 아이들도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알맞은 수심이었습니다. 넓은 해변을 이리저리 수영하면서 여기저기 산호초마다 모여 있는 물고기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지만 많은 물고기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은 없었습니다.
자네 비치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은 우라마에다 비치를 방문했습니다.
이곳도 이름에서부터 시작을 해보자면 우라(裏) 뒤쪽', '안쪽' 또는 '숨겨진'이라는 의미를 가진 일본어로써 우라마에다는 마에다 곶의 뒤쪽, 혹은 숨겨진 곳에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름만큼이나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해변이라고 합니다. 지형적 특징 때문에 평평하다는 플랫(flat)을 붙여서 마에다플랫이라고 불리는 해변이기도 합니다. 마치 얕은 물속에 숨겨진 평평한 땅처럼 보이고 썰물 때는 이 평평한 암반들이 드러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자네 비치와는 다르게 넓은 해변을 즐기기보단, 좁지만 좀 더 다양한 물고기와 얕은 곳에서부터 깊은 곳까지 여러 수심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만 어린아이들은 깊은 곳에서 놀기는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깊은 곳만 제외하면 저희 아이들도 다른 관관객들의 아이들도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같이 수영 연습을 하는 가족들도 있었고, 스킨스쿠버를 즐기시는 분들도 있었고, 웨이크 보드를 체험하는 분들, 낚시를 즐기는 가족들 다양한 스타일로 저마다 우라마에다 비치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노클링만 봤을 때는 자네 비치보다 우라마에다 비치가 좀 더 많은 물고기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수심은 좀 깊을 수 있으니, 물을 무서워하는 분들은 구명조끼를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변에 편의 시설은 없습니다. 주차장은 마에다곶 주차장을 이용하시고 도보로 걸어오셔야 합니다. 23년에는 자네 비치 근처 피자집 옆에 주차를 했다가, 주차벌금을 냈던 가슴 아팠던 경험이 있습니다. 분명 차를 주차할 때는 우리 말고 많은 차들이 있어서 안심했는데, 물놀이 끝내고 올라오니, 저희 차만 덩그러니 앞유리에 딱지가 붙은 채로 서있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두 해변이 너무 좋아서 다음에 오키나와에 세 번째 오게 되더라도 이 주변에 숙소를 잡고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꼭 방문하셔서 아름다운 해변과 스노클링을 즐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